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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뒤처진 기분, 지름길은 없을까?

왼갖지혜 2022. 3. 30. 01:08

 

남보다 뒤처진 기분을 느끼지 않는 사람보다 뒤처진 기분을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 기분이 심각해지면 그동안 뭐했나, 싶고 돌아보면 후회스러운 선택들만 떠오르고 왜 그렇게 멍청한 선택을 했을까, 그 시점으로 돌아간다면....... 결단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을 텐데 하고 우울해질 때도 있다. 

그러나 인간 앞에는 다시 돌릴 수 없는 유한한 시간이 놓여 있을 뿐이다. 

이제라도 앞장선 사람들을 바짝 뒤쫓고 싶은데........정녕 지름길은 없을까. 

지름길은 없다

손자병법이란 책에서는 그렇게 답한다.

싸움하는 장수는 바람처럼 빨리 움직여야 하지만 때로는 숲처럼 조용히 있어야 하고, 때로는 불같은 기세로 쳐들어가야 하지만 산처럼 꿈쩍하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는 것이다. 매사에 서두른다고 능사가 아니라는 것은 한번쯤 느끼는 것이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처럼 마음만 급해서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는 안다. 그래서 (인생의) 싸움은 마음을 다스리는 자가 승리자인 것 같다. 

그리고 어쩌면 우회로가 지름길이 될지도 모른다.

장기판에서는 옆에서 훈수 두는 사람이 판을 더 잘본다. 한발 떨어져서 판 전체를 내려다보기 때문이다.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은 책상 위에 올라가 세상을 보라고 가르쳤다. 손정의는 손자병법을 재해석하면서 "정상에 서서 전체를 조망하라" 고 했다. 미야모토 무사시는 "작은 쥐의 머리에서 큰 소의 머리로 생각을 옮기라고 했다. 

모두 발상의 전환을 강조한 말들이다. 

중국에서 평양으로 오는 가장 빠른 길은 영주에서 요하 하류를 거쳐 요동성이나 안시성을 거쳐 고구려로 들어와 오골성을 거쳐 압록강을 건너는 것이다. 이 길은 수양제와 당태종의 공격로이기도 하다. 그러나 당고종의 명령을 받고 출동한 이세적은 요하 중류를 건너 신성으로 들이닥쳤다. 행군거리로 보면 멀리 돌아가는 길이다. 신성을 통과한 다음에도 빠른 길인 오골성을 통과하는 대신 국내성을 지나는 우회로를 통해 남하했다. 

이 과정에서 요동 서쪽에 집중 배치된 고구려군은 요동 동쪽의 빈틈을 내주고 말았다. 지름길로 평양성을 공격해 고구려 공격에 실패한 수양제와 당태종과 달리, 이세적은 우회로를 이용해 고구려를 치는데 성공했다. 지름길로 가지 못하고 뒤처진 듯한 '걱정거리가 이익이 된' 셈이자 '늦게 출발해서 먼저 도착'한 격이다.